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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떠받친 반도체 수출…“관세 충격도 무력화, 내년은 둔화 우려”

AI 서버 반도체 수요, 대만향 수출↑

관세 영향 속 다변화된 수출로 완충

내년 수출·경상수지 흑자 축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수출과 경상수지 호조세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금액이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른 데다 주요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장이 제한적이어서 내년에는 흑자 폭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수출·경상수지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9월 통관 기준 수출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 악재 속에서도 사상 최대치인 659억 달러를 기록했다. 8월 경상수지 흑자 역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인 91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올 1~9월 중 반도체가 전체 수출 증가율(전년 대비 6.5%) 중 5.6%포인트를 기여, 전체 증가율의 80% 이상을 책임지며 미국 관세 충격을 상쇄하는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이 급증했고 범용 D램도 HBM 전환에 따른 공급 부족과 서버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가격이 급등했다.

지역별로는 대만 수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HBM의 주요 수요처가 대만의 AI 서버 제조업체이기 때문이다. 한때 부진했던 플래시 메모리도 AI·일반 서버용 eSSD 채택이 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시스템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가 대형 수주에 성공하며 전망이 밝아졌다.

특히 한은은 이번 반도체 경기 확장기가 기업의 AI 인프라 수요, 국가적 지원, 제조·서비스업 간 융합 등과 함께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AI 기능 구현에 필수적인 HBM이 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부상하면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반도체 기업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한은은 “HBM처럼 맞춤형 제품은 한국 반도체 기업이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안정적 생산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번 반도체 호황이 단기적 사이클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런 반도체 호황뿐 아니라 수출시장·산업 다변화 성과 등도 최근 미국 관세 충격을 줄이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향 수출은 10% 이상 감소했지만 유럽연합(EU)으로의 전기차 수출과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중고차 수출은 각각 34%, 52% 증가했다. 우리 기업들이 유럽 전기차 시장 확대에 신속히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선박·방산·화장품·식품 등 비주력 품목의 수출도 뚜렷하다. 선박은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경쟁을 극복하며 2023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했고, 방산은 지정학적 긴장 속에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수출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전체 통관 수출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강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경상수지 역시 반도체 수출 확대와 견조한 본원소득수입을 바탕으로 양호한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IT 수출 둔화와 미국 관세 영향으로 비 IT 품목까지 부진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도 동시에 내놨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폭도 올해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은은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업과 정부 모두 IT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로봇·자율주행차·AI 에이전트 등 신시장 선점과 함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동에 필요한 안정적 전력망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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