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올 12월 중순부터 한시적으로 두 달간 주식 거래 수수료를 20~40% 낮출 방침이다. 출범 5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17% 안팎을 기록하며 급성장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12월 15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주식 거래 수수료를 사실상 넥스트레이드와 동일한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안건은 다음 달 14일 열리는 거래소 이사회에서 최종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거래소의 수수료율은 0.0023%로 단일 적용되고 있지만 개편안에서는 메이커(지정가 주문)는 0.00134%, 테이커(시장가 주문)는 0.00182%로 각각 인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거래소가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넥스트레이드가 시장 파이를 꾸준히 키우기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 시간 확대(오전 8시~오후 8시)와 저렴한 수수료 구조를 앞세워 투자자 유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달 27일부터 전체 시장 참여 증권사가 24곳에서 31곳으로 늘어나며, 출범 5개월여 만에 거래량 기준 시장점유율 17.4%, 거래대금 기준 50.8%(8월 기준)까지 올라섰다.
거래소 역시 넥스트레이드에 대응하기 위해 오전 7시 프리마켓 신설 등 거래 시간 연장을 논의 중이나 노조와의 협의가 지연되면서 수수료 인하를 우선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시 적용 기간 동안 수수료 인하 효과와 시장점유율 변화를 점검한 뒤 당국과 협의해 연장 여부나 상시화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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