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 전문가 10명 중 8명 이상이 이달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상승 압력은 완화 중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까지 치솟는 등 외환시장 불안이 심화하면서 채권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채권시장 심리 지수(BM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설문에서 응답자의 85%가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맞물리며 한은이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해당 설문은 펀드매니저, 트레이더, 브로커 등 채권 보유 혹은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달 종합 BMSI는 111.5로 전월 99.1보다 12.4포인트 상승해 전반적인 시장 심리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하락 기대감이 확산한 영향이다. BMSI는 설문 응답 결과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초과하면 시장 심리가 양호함을, 100 미만이면 위축된 상태를 의미한다.
항목별로 보면 환율 심리 지수가 5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불안 신호를 강하게 보냈다. 이달 환율 BMSI는 54.0으로 전월 기록한 91.0 대비 37포인트 하락했다. 한미 무역 협상 장기화와 중동 지정학 리스크,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등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진 탓이다. 실제로 환율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는 전월 대비 20%에서 이달 49%로 30%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환율 하락 응답은 전월 대비 8%포인트 감소한 3%를 기록했다.
물가 BMSI는 전월 70.0 대비 15포인트 늘어난 85.0을 기록하며 물가 관련 채권시장 심리가 호전됐음을 시사했다. 국제 유가와 수입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내수 소비 둔화가 지속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된 영향이다. 물가 상승을 점치는 응답자는 22%로 전월 대비 34%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물가 하락 응답은 전월 4%에서 7%로 3%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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