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5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삼성 오너가와 사장단을 중심으로 조용한 추모식이 예정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모인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20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이 선대회장의 5주기 추모 음악회를 개최한다. 음악회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028260) 사장 등 유족들이 자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열린 4추기 추모 음악식에도 유족과 삼성 사장단 등이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과 김봄소리 등이 공연을 펼쳤다.
이 선대회장의 기일 하루 전날인 24일에는 5주기 추도식이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린다. 추도식은 별도 행사 없이 유족들과 삼성 사장단들이 모여 신경영철학 등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릴 것으로 관측된다.
추도식 이후 이 회장과 사장단은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갈등과 관세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이날 사장단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2022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추도식 이후 사장단에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도식 직후인 27일은 이 회장의 취임 3주년이다. 다만 별다른 행사나 메시지는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때도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는 등 대외적 행사 대신 가시적 성과로 리더십을 입증하겠다는 평소 지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달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 예정돼 있어 이 회장이 현장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주기 때는 신경영 30주년이라 각종 추모 행사가 열렸으나 지난해부터는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대회장의 철학과 정신을 되새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선대회장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창업회장 별세 이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고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으로 그룹 혁신을 추진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선대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6년 5개월여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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