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006260)그룹 오너 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LS지주 지분 매입을 추진한다. LS그룹 지주사 지분율을 높여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호반그룹과 벌이는 지분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그룹 계열사인 LS에코에너지(229640) 주주 구자열·구은희·구자균·구자은·구자용·구자철·구원경·구민기 씨가 최근 보유한 에코에너지 지분 6.30%, 약 700억 원 규모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도했다. UBS가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홍콩을 통해 소수의 해외투자자가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매도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호반그룹 등에 넘어가지 않도록 소수의 기관투자가에게 매각됐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주주가 매도한 금액을 기반으로 지주사인 LS의 지분 매입에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LS그룹 오너가와 특수 관계인은 현재 LS지분 32.11%를 확보한 상태다. 이번에 LS에코에너지 지분을 매도한 주주 중 구자열·구자철·구자균·구자은·구자용 씨 등 다섯 명은 이미 LS지주 지분을 보유 중이다.
특히 호반그룹이 LS지주 지분 3%가량을 확보하며 지분 경쟁에 나선 만큼 오너가가 이에 맞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호반그룹은 현재 LS지주 지분 3% 이상 5% 미만으로 확보한 상태다. 이 경우 주주총회 소집권과 회계장부 열람권, 이사 해임 청구권을 쥐면서도 공시 의무는 피할 수 있다. 그 밖에 하림그룹 계열 팬오션이 LS지주 지분 0.24%를 매입해 호반과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다.
LS그룹도 이에 맞서 한진그룹 계열 대한항공을 상대로 650억 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했고 LIG와도 손을 잡았다. LS그룹과 호반그룹은 각각 계열사 LS전선과 대한전선(001440)이 해저케이블 사업에서 경쟁하면서 특허 침해 논란 등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LS그룹은 다수의 오너가 일원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어서 호반과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면서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다수의 오너가가 함께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점은 다른 그룹사와 손잡은 호반에 비해 강한 결속력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LS그룹 관계자는 “LS에코에너지 지분 매도를 통해 확보한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대주주의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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