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3차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과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보유세를 올리면서 거래세는 낮추는 방안과 현재 주택 수 기준 과세 체계를 자산가액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고강도 대출 규제와 공급 확대 대책을 추진했지만 세제 개편은 시장 혼란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의 대책에도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졌던 세제 개편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는 이번 규제지역 확대에 따른 세제 강화 효과를 지켜본 뒤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책 변화의 핵심은 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부동산 과세 체계의 손질 여부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는 주택 수를 기준으로 과세하고 주택가액은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된다. 취득세와 양도세·종합부동산세 모두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세율과 공제 한도가 달라지고 각종 중과 및 비과세 혜택도 주택 수를 기준으로 한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도 이 같은 세금 체계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세금 체계를 주택 수 기준이 아닌 주택가액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주택가액 중심으로의 과세 전환은 중장기적으로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를 낮추는 정책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투기 목적이 아닌 다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합리화하는 동시에 고가 부동산을 보유한 자산가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조세 형평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유세 강화는 양도세 완화를 통해 매물 공급 확대 및 거래 활성화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이날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세제 개편’대신 ‘세제 합리화’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이런 방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이날 한 유튜브에 출연해 “취득·보유·양도세 등 전반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는 원활히 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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