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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는 우리가 주도"…젠슨 황 방한 앞두고 기술력 과시

■삼성 HBM4E '속도 전쟁'

목표 핀 속도 '1초당 13Gbps'로

첨단 설계·파운드리 기술도 갖춰

하이닉스에 뺏긴 주도권 탈환 노려

납품 성공 땐 HBM 매출 2배 늘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14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2025’에서 제시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의 목표 핀 속도(1초당 13Gbps)는 내년부터 달라질 HBM 시장의 판도를 예고하고 있다.

핀 속도는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이에서 데이터가 얼마나 빠르게 오갈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핀 속도가 높아질수록 전체 대역폭과 GPU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을 주도할 6세대 HBM4와 관련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규격(1초당 8Gbps)인 2TB(테라바이트)를 넘어선 11Gbps를 구현하는 데 이미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27년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7세대 HBM4E의 목표 핀 속도를 한 단계 더 높인 13Gbps까지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Gbps는 1초에 10억 비트가 전송되는 속도다. 데이터가 오가는 핀 수가 2048개인 HBM4E의 핀당 속도가 13Gbps이면 1초당 총대역폭은 약 3.25TB(2만 6624Gbps, 1바이트=8비트)까지 늘어난다. 삼성전자가 OCP 서밋에서 제시한 목표 핀 속도는 지난해 밝힌 계획(10Gbps, 2.5TB)보다 약 30% 향상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HBM 시장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와 미국 마이크론보다 더 빨리 HBM4E 시장의 총대역폭을 초당 3TB 이상으로 제시하자 AI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AI의 학습량과 추론 능력이 향상되면서 D램을 쌓아올리는 HBM 시장은 내년에 500억 달러(71조 원) 규모로 확대되고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HBM의 경쟁 양상도 변하고 있다. 세계 최대 AI칩 기업인 엔비디아가 지난달 주요 HBM 공급사에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될 HBM4에 대해 JEDEC 규격보다 빠른 10Gbps를 요구하면서 시장은 ‘속도 전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쟁사인 AMD가 차세대 AI랙 ‘MI450헬리오스’에 최대 432GB(기가바이트)의 HBM4를 탑재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엔비디아가 AI칩 동작 속도를 높여 대응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제품인 HBM4, HBM4E의 데이터 전송 속도 경쟁에 불을 지핀 이유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SK하이닉스 주도로 흐르는 시장 판도를 바꾸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AI 산업 확산과 함께 커나갈 HBM 시장에 대한 예측이 빗나가면서 HBM3와 HBM3E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경영 진단의 칼을 빼들며 대대적인 쇄신에 돌입했고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추월할 기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HBM4는 GPU와 메모리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만 했던 베이스다이가 연산 보조와 에너지효율 최적화 등 로직 기술도 수행해야 한다. 첨단 설계 역량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정 기술이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이 같은 역량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회동에 앞서 HBM4E의 성능을 과시한 점도 주목된다. 이 회장이 이번 회동에서 향상된 기술력을 앞세워 엔비디아의 HBM4 공급망에 합류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납품에 성공할 경우 HBM 매출이 올해 11조 원 규모에서 내년 25조 원 수준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HBM3E에서는 대응이 늦었지만 HBM4부터는 상황이 다르다”며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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