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 개막하면서 코스피 상위 시가총액 기업들이 잇따라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재를 중심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 이어지며 실적발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위 시가총액 기업들에 대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 추정치 평균)가 한 달 전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 통상 3분기는 계절적 요인과 재고 조정 등으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반도체 업황 회복세와 산업재 수출 호조에 힘입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목표주가도 덩달아 상향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 달 전보다 목표주가가 오른 코스피 기업들은 144곳으로 내린 곳(72곳)의 두 배에 달했다.
한 달 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LG디스플레이다. 한 달 전 2922억 원이던 영업이익 전망치는 이달 13일 기준 4728억 원으로 두 배가량 급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6억 원 적자를 냈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등이다. 엘앤에프도 1개월 전 50억 원에서 68억 원으로 36.5% 상승했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168억 원에서 189억 원으로 12.5% 늘었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영업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며 3분기 매출 24조 1219억 원, 영업이익은 10조 9364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5.9%, 전년 동기 대비 55.6% 오른 수치다. 이밖에 잠정치가 공개된 삼성전자(005930)(35.7%), LG에너지솔루션(16.7%), LG전자(066570)(12.3%) 역시 한 달 전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서프라이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 외에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급등한 기업으로는 LG화학(051910)(1510.7%), 포스코퓨처엠(1279.3%), 한화오션(042660)(1269.3%), 스카이라이프(053210)(526.8%), HD현대인프라코어(316%), 두산(000150)(251%), 에이피알(278470)(214.8%) 등이 꼽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5곳의 3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조 5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컨센서스인 1조 3700억 원을 웃도는 수치다.
다만 업종별로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156.9% 오르고 반도체(19.3%), 휴대폰(18.9%), 전자장비(12.7%) 등의 업종에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지만 항공·운수(-20.4%), 통신장비(-19.2%), 자동차(-5.2%)는 오히려 낮아졌다.
정상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과거 5년, 10년 평균과 비교해보면 올해 3분기 기업 이익과 이익률은 높은 수준인데다 9월 이후 실적 전망치 상향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코스피 지수는 기관 순매수세에 힘입어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장중 한때 3659.91까지 상승했고, 전 거래일 대비 95.47포인트(2.68%) 오른 3657.28로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7516억 원과 1631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고 효성중공업은 종가 기준 주가가 164만 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3분기 호실적 기대에 전장 대비 9.74% 오른 112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쳐 시총이 80조 원을 돌파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은 3011조 9081억 원으로 사상 처음 3000조 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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