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재배면적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샤인머스켓’ 품종을 대체할만 한 포도 신품종이 본격적인 보급 단계에 들어섰다. 껍질까지 먹을 수 있고 아삭한 식감과 맛이 좋은 신품종 보급으로 소비자 선택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15일 고품질 포도인 ‘코코볼’·‘슈팅스타’·‘홍주씨들리스’ 품종이 보급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2006년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인 샤인머스켓의 편중 현상을 일부 해소해 농가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코볼은 껍질까지 먹어도 될 정도로 껍질이 얇고 과육이 단단하며 아삭하다. 당도가 평균 19브릭스 이상으로 높고, 거봉과 비슷한 모양새를 지녔지만 맛은 샤인머스켓과 유사하다. 재배 편의성도 높아 농가에서도 매력적인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코코볼은 2023년 개발된 품종으로 아직 시중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이나 내후년 정도에는 소비자들이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품종으로는 슈팅스타와 홍주씨들리스가 있다. 슈팅스타는 노란색, 분홍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껍질 색을 가지고 있다. 톡 터지는 듯한 솜사탕 향이 매력적인 품종으로 평균 당도는 19브릭스 이상이다. 올해부터 상주를 중심으로 20톤 가량(재배 면적 3㏊ 추정)출하돼 백화점과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홍주씨들리스는 아삭한 식감을 가진 껍질 째 먹을 수 있는 품종이다. 평균 당도는 18브릭스 이상으로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맛을 지녔다. 묘목은 100㏊ 가량 보급돼 있으며, 상주와 홍성 지역을 중심으로는 5㏊ 가량 재배되고 있다. 두 품종은 현재 1㎏ 당 2만 원 가량의 가격이 형성돼 있지만 재배 면적이 늘면 소비자 가격도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샤인머스켓은 아삭한 식감과 맛, 재배 편의성 등으로 인해 국내 농가에 빠르게 보급됐다. 그러나 재배 면적이 과다하게 늘어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기출하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조기출하로 인해 품질이 떨어져 소비자 만족도도 낮아지는 문제가 일부 발생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샤인머스켓 재배 면적이 40%가 넘어가면서 적정 생산 면적을 넘어섰다”며 “신품종이 없으면 국내 포도 산업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어 민관 협력을 통해 대안 품종들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2030년까지 세 품종의 재배면적을 30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내년부터는 홍콩과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품종별 1톤 가량의 시범 수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코코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는 소비자 기호에 맞으면서도 농가 소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품종”이라며 “전문 생산단지 구축으로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재배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해 국산 포도 품종 다양화와 시장 확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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