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양자 컴퓨팅 등 주요 첨단 기술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이 급등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엑스게이트(356680)(8.02%), 드림시큐리티(203650)(4.24%), 우리넷(115440)(1.43%) 등 양자컴퓨팅 종목들이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0.63%, 1.46% 하락 마감한 가운데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JP모건이 13일(현지 시간) 미국의 국가 경제 안보와 회복력에 핵심적인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10년간 총 1조 5000억 달러(약 2142조 원) 규모의 대출·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JP모건은 이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내 선별된 기업들의 성장 촉진, 혁신 가속화, 전략적 제조업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직접 지분투자 및 벤처캐피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 대상인 4가지 핵심 분야로 △핵심 광물과 로봇공학 등을 포함한 공급망 및 첨단 제조 △방위 기술, 자율주행 시스템, 드론, 보안 통신 등을 포함한 국방·항공우주 △배터리 저장, 전력망 복원력 등을 포함한 에너지 △인공지능(AI)과 사이버 보안, 양자컴퓨팅을 포함한 첨단·전략적 기술 분야를 제시했다.
이 영향으로 뉴욕증시에서 리게티 컴퓨팅(25.02%)과 디웨이브 퀀텀(23.02%), 아르킷 퀀텀(20.09%) 등 양자컴퓨팅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20% 넘게 상승했다. 아이온큐(16.19%)와 퀀텀 컴퓨팅(12.86%)도 1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양자컴퓨팅 기업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잇달아 투자에 뛰어들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리게티 컴퓨팅과 디웨이브 퀀텀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각각 186%, 122%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양자컴퓨팅과 관련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수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초고속 연산이 가능해 ‘꿈의 기술’로 불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류 문명 자체를 바꿔버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불을 발견한 이래 인류에게 가장 큰 혁명”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바꾸고, 신약과 신소재를 만들어내며, 수명을 연장하고, 암호 해독과 물류를 혁신하는 등 온갖 혁신을 부를 기술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감히 가치를 매길 수 있겠느냐”고 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2035년까지 양자 시장 규모가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때가 되면 암호 해독부터 딥러닝,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는 것이다. 맥킨지는 같은 해 280억~7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문제는 수익화다. 양자 기술의 상업적 용도가 제한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기 때문이다. 이 회사들이 언제 수익을 낼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양자 컴퓨터의 거품이 꺼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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