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외국 시세 대비 국내 금 가격이 비싸지는 ‘김치 프리미엄’이 다시 고개를 치솟고 있다.
14일 KRX금시장의 '순도 99.99% 1kg' 종목의 1g당 금 가격은 21만 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KB국민은행이 국제 금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한 기준가격 18만 9093원보다 16.3% 높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평균 3%대에 그쳤던 김치 프리미엄이 최근 금 수요가 늘면서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KRX금시장의 1kg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일평균 16만 9227원으로, g당 16만 3726원인 국제 시세보다 3.4% 높았다.
이같은 현상은 실물 금을 기초로 거래하는 KRX 금시장의 특성상 투자 수요가 일시적으로 공급량보다 높아 발생한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금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들어 5거래일간 해당 종목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1600kg으로 지난달 일평균 금 거래량 약 821kg의 2배에 가깝다.
현물시장에서의 괴리는 더 크다. 이날 한국금거래소에서 순금 한 돈(3.75g)의 시세는 85만 1000원으로 1g당 22만 6933원이다. 국제 금 시세에서 20%가량의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된 셈이다.
금 가격이 치솟으며 국내 매수세가 몰리면서 올 2월 나타났던 금 가격 프리미엄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에도 KRX금시장의 금 가격은 1g당 국제 금 시세 대비 21%가량까지 치솟았다가 이내 급격한 조정을 겪은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4년 시장 개설 이후 KRX금시장 가격은 국제 금 시세에 수렴해 형성돼 왔다"며 "최근 KRX금시장 가격과 국제 금 가격간 괴리가 확대되는 점 등을 감안해 투자에 유의를 당부한다"고 했다.
최근 들어 국내외 금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과 주요국 재정 불안 우려, 경기 위축 등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은 금 가격이 현재가 대비 16%가량 높은 온스당 4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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