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WEC)가 맺은 지식재산권 협정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어떤 계약이든 아쉬움이 있지만 나름 값어치 있는 협상이었다”고 밝혔다.
13일 국회 산업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WEC와의 계약을 ‘매국 계약’으로 몰아붙이며 산업부 국감의 포문을 열었다. 정진욱 의원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이 직접 협정 내용에 반대 의견을 낸 한전 이사진을 불러 혼냈다는 증언이 있고 산업부 장관이 ‘체코 원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밝혀졌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한국 원전 산업을 외국 기업에 예속시킨 매국적 협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합의문 원문을 공개하자며 맞불을 놓았다. 이철규 산업위원장은 “국민적 궁금증을 해소해야 한다”며 “위원회 의결을 해서 합의문을 공개하고 시시비비를 가려보자”고 말했다. 당초 여당은 원문 공개를, 야당은 비공개를 주장했는데 이 위원장의 역제안으로 공수가 뒤바뀐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여당 측은 “(산업부·한수원의 설명에) 이 정도면 만족하다는 위원들이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과정에서 산업부 국정감사는 개시 1시간 20여분 만인 정오께 잠시 중지되기도 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이 “우리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싸놓은 똥을 치워야 하는 입장에서 미국이라는 상대방도 있기에 공개에 신중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똥을 쌌다는 게 무슨 말이냐” “이재명 정부가 똥을 싸고 있다”고 받아치며 고성이 오간 것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원문 공개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한미 간 신뢰 이슈, 원자력 협정 이슈 등이 있기 때문에 양당에서 국익이라는 긴 호흡에서 봐주시기를 바란다”며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코 원전 계약과 관련해 여러 비판이 있고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다만 유럽 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측면이나 체코 내 추가 원전 2호기 협상이 예정돼 있다는 부분에서는 나름 값어치 있는 협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j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