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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 가스터빈 美 첫 수출] 美·獨·日 3강 '빈틈' 파고든 역수출…16조 시장 활짝

GE·지멘스·미쓰비시 점유율 70%

전력수요 폭발 공급병목 기회 삼아

개발 착수 12년만에 수출국 전환

두산에너빌 주가 4% 올라 최고치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한 380㎿급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사진 제공=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발전용 초대형 가스터빈의 미국 수출에 성공한 것은 ‘가스터빈 종주국’으로 꼽히는 미국으로부터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발전소와 뗄 수 없는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과 동일한 난도를 구현해야 하는 최첨단 기계 기술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2019년 국산화에 성공하기 전까지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 4개국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국가는 가스터빈을 국가 전략 상품으로 지정했고 보수 작업을 할 때도 타국 임직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막을 칠 정도로 기술 유출을 제한했다.

이에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미국과 독일·일본 기업들이 독차지해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점유율은 GE버노바(미국) 25%, 지멘스에너지(독일) 24%, 미쓰비시중공업(일본) 22%로 3개 업체에 70% 이상의 비중이 쏠려 있다. 그중 발전소에서 사용이 가능한 대형 터빈은 사실상 3개 업체만 공급 가능한 영역으로 평가된다. 이 과점 시장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진입하게 된 것이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압축된 공기와 연료를 혼합·연소시켜 발생하는 고온·고압의 가스로 터빈의 날개(블레이드)를 돌리고 이때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내연기관이다. 300㎿급 이상이 초대형 가스터빈으로 분류되는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풍으로 전력량이 급증하면서 수요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 발전용 가스터빈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낙점하고 정부와 함께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가 600억 원을 투자했고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는 자체적으로 1조 원 상당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2017년 인수한 미국 현지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 자회사인 DTS를 통해 수출 사전 작업도 마쳤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마침내 착수 6년 만인 2019년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했다. 1500도 이상의 가혹한 운전 조건에서 지속적으로 견디는 초내열 합금 소재 기술과 복잡한 형상의 고온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 기술, 대량의 공기를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기 기술 등을 연달아 개발해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다시 6년이 흘러 미국 시장에 380㎿급 초대형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기술 보유국으로 ‘퀀텀점프’를 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가스터빈을 통해 2034년 16조 원까지 커질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나갈 방침이다. 현재 글로벌 발전용 초대형 가스터빈 시장은 공급이 극도로 부족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존 3사의 생산능력은 연간 50GW 수준이지만 내년 가스터빈 수요는 92GW로 치솟은 뒤 2028년 102GW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GE버노바는 이미 2029년까지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 가운데 2030년 계약을 추진 중이다. GE버노바는 1949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가스터빈을 개발한 바 있다. 지금까지 미국 빅테크와 발전기업들은 GE버노바의 제품을 주로 사용해왔는데 새로운 제품을 받기 위해서는 5년이나 걸린다는 의미다. 미쓰비시중공업 역시 2028년까지 슬롯이 모두 가득 차 있는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이번 미국 시장 진출과 함께 글로벌 공급 병목이 불러일으킨 빈틈을 활용할 기회가 생겼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이 가스터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뜻깊은 전환점”이라며 “품질과 납기를 철저히 지켜 고객 신뢰에 보답하고 미국 등 해외시장도 더욱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가스터빈 첫 수출 성공 소식에 전 거래일보다 3100원(4.16%) 오른 7만 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만 8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두산에너빌 가스터빈 美 첫 수출] 美·獨·日 3강 '빈틈' 파고든 역수출…16조 시장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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