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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에서 납치당할 뻔했다?…캄보디아 한국인 사망 사건에 재조명된 경험담은

기사와 무관한 사진. 캄보디아 현지 매체 크메르타임스가 지난달 23일 보도한 50대 한국인 남성 납치 사건의 용의자들. 캄보디아 경찰 제공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현지에서 고문을 당해 숨진 20대 한국인 대학생의 시신이 두 달째 귀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과거 캄보디아 여행을 마치고 베트남으로 돌아오던 중 납치 위기를 겪었던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험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8일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지역은 최근 한국인을 상대로 한 취업 사기와 감금, 폭행 사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해온 곳이다.

캄보디아 현지 경찰은 사망진단서에 A씨의 사인을 ‘심장마비(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로 기재했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일주일 만에 한국계 중국인(조선족) 말투를 쓰는 남성이 A씨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A씨가 사고를 저질러 해결해야 한다”며 5000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 가족은 즉시 경찰과 외교부에 신고했으나, 나흘 만에 협박 전화가 끊겼고 2주 뒤 A씨는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과 외교부는 가족에게 송금을 말리고 현지 경찰에 신고하도록 안내했지만, A씨의 위치를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현재 A씨의 시신은 캄보디아 현지에 두 달째 머물러 있으며 아직 부검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캄보디아 현지에 경찰을 파견해 시신 확인 및 송환 절차를 진행하려 했으나, 캄보디아 정부의 협조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현지 사법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고 유족과 긴밀히 소통하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지속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여행 자제 경보와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캄보디아 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 감금, 폭행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여행이나 취업 제안을 받을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BS ‘돌싱포맨’ 캡쳐


이런 가운데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과거 캄보디아 여행을 마치고 베트남으로 귀국하던 중 납치를 당할 뻔한 아찔한 일화가 최근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박 전 감독은 지난해 3월 방송된 SBS 예능 ‘돌싱포맨’에서 “2018년 베트남 준우승 이후 아내와 처음으로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왔는데, 귀국길에 납치될 뻔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밤 10시쯤 베트남에 도착했는데 당시 택시가 없었고, 어떤 청년이 ‘택시’라며 손을 흔들어 그 차를 탔다”며 “음악 소리가 좀 이상했다. 톨게이트 지날 때 돈을 내야 하는데 택시는 그냥 나간다. 지갑을 꺼내니 기사가 한국 돈 만 원을 주면서 베트남 돈하고 바꾸자고 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차가 산길로 빠지자 납치를 확신한 박 전 감독은 “왜 여기 가냐고 물으니 '오피스 간다'고 했다. 서로 영어를 잘 못하는데 어느 공터에 차를 세우더라. 아내에게 침착하라고 하고. 끌려왔구나 싶었다"며 "차에서 내리더니 종이를 들고 왔다. 베트남 글씨가 뭔지도 모르는데 사인을 하라더라. 얘가 날 모르는구나 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감독은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찾기 위해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봤다고 했다. 그는 “10명 정도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더라. 기사는 몰라도 10명은 날 알 수 있다. 문을 열고 내리니 다 쳐다보고 '미스터 박? 박항서?' 그러더라. 얘들이 날 아는구나"라고 안도한 당시 순간을 전했다.

그는 "택시기사와 (그들이) 말하는 것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박항서 빨리 보내'라고 하는 것 같았다. 한 명이 아내와 나를 태워서 보냈다"며 "추억이 될 수 있지만 그때는 황당했다"고 말했다.

박 전 감독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등을 달성해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불렸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베트남 정부로부터 2급 노동훈장(2020), 수교훈장 흥인장(2022), 감사훈장(2023)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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