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계기로 우리나라 전통 갓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이를 이어갈 장인이 사라지면서 전승 단절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가유산청 자료에 따르면, ‘갓일’ 보유자는 전국에 4명뿐이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83세로 확인됐다.
갓을 제작하는 기술을 뜻하는 ‘갓일’은 국가무형유산에 포함돼 있다. 현재 갓일 기술 보유자 4명은 남녀 각 2명으로 경기와 제주에 2명씩 살고 있다.
‘전통장’, ‘발탈’, ‘악기장’ 등 갓 외의 여러 무형유산도 비슷한 위기에 놓인 상태다. 기술 보유자의 고령화 등으로 전승이 취약한 종목은 25개에 달하며, 이 중 23개 종목은 5년 이상 해당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으로 지정된 4개 종목 가운데 ‘나주의 샛골살이’, ‘바디장’, ‘백동연죽장’ 등 3종목은 현재 보유자가 전무하다. 베틀의 부품인 바디를 만드는 ‘바디장’의 경우 마지막 기술 보유자가 2006년 사망한 뒤 25년째 후계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민형배 의원은 이러한 전승 위기에도 관련 예산이 오히려 줄었다고 지적했다. 국가무형유산 전체 예산은 지난해 639억7200만원에서 올해 543억4100만원으로 1년 새 90억원 넘게 감소했다.
민 의원은 "이대로면 국가무형유산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 정책 보완과 예산 증액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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