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10일 윤석열 정권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간 ‘정교 유착’ 의혹과 관련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한 총재 기소 이후에도 통일교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교인들을 대거 동원해 특정 후보를 지원한 혐의 등 남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를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도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 원의 정치자금을 현금으로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같은 해 3~4월께 통일교 단체 자금 1억 4400만 원을 이용해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해 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고가의 명품을 두 차례에 걸쳐 전달한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팀은 이들이 통일교 자금을 불법적으로 전용해 정치권과 대통령 배우자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횡령 혐의도 적용했다. 구체적으로는 △권 의원에게 전달된 현금 1억 원 △‘쪼개기 후원금’ 지급을 위한 2억 1000만 원 △김 여사에게 건넨 명품 구입비 8200만 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일교 산하기관 자금 1억 1000만 원 등을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22년 7월께 외국의 국회의원과 집권 여당에 총 60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제공하며 교단 자금을 유용한 혐의 또한 받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인 정 모 씨를 이달 17일 소환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정 씨가 김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친분을 매개로 두 사람을 연결하고 이 전 위원장의 인사 청탁 과정에 연루돼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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