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日 과학 분야 노벨상 27명인데, 한국은 이공계 무너질 판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특별교수가 8일 교토대에서 교직원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AP교토통신




일본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에 이어 화학상까지 거머쥐며 기초과학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10년 만에 한 해에 2명이 동시에 노벨상을 수상한 쾌거로 일본 열도가 들썩거리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이산화탄소 등 기체를 자유롭게 분리·저장하는 금속유기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를 연구한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특별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 이달 6일에는 면역학자인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석좌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로써 일본은 생리의학상 6명, 화학상 9명, 물리학상 12명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만 노벨상 수상자를 27명이나 배출한 나라가 됐다.

일본이 기초과학 분야에서 이처럼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일본은 1960~1970년대부터 수십 년간 기초과학에 꾸준히 투자했고 2000년대 들어 노벨상 수상자 배출 등의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은 기초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전무하다. 한국의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일본보다 늦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후진적 연구 환경이 발목을 잡은 탓이 크다. 한국의 R&D 투자 규모(2023년 기준)는 199조 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비중은 4.96%로 세계 2위지만 질적 투자와 연구 환경 면에서 일본에 크게 뒤처졌다.

기초과학과 이공계의 인재 육성은 국가 생존의 열쇠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서울대 자퇴생 3명 중 1명이 공대생으로, 의대 진학 등을 목표로 자퇴하는 암담한 현실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과학 영재의 의대 쏠림이 지속되고 R&D 정책이 정권마다 유행처럼 바뀌어서는 노벨상 수상은커녕 국가의 미래조차 담보하기 어렵다. 일본처럼 과학자들이 실패를 무릅쓰고 계속 도전하는 생태계를 만들려면 장기적 R&D 지원, 성과 중심의 보상, 안정적 연구 환경 마련이 필수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무한경쟁시대에 이공계 몰락을 방치하면 국가 기술 경쟁력까지 급속히 추락할 수 있다. 이공계 인재 양성을 통한 기초과학 경쟁력 확보만이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