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082640) 사옥 내 회의실. 평소 같으면 서둘러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만끽할 시간이지만 이곳에 모인 30여 명의 직원들은 보험사 ‘지급여력(킥스·K-ICS)’ 공부 삼매경에 빠져 있다.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며 ‘열공’ 중인 이들은 사내 지식 공유 프로그램인 ‘브라운백 미팅’ 참가자들이다. 점심시간을 활용한 사내 스터디 그룹인 브라운백 미팅을 처음 제안한 것은 35세 이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 보드’였다.
동양생명이 성대규 대표 취임 이후 ‘2030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젊은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경영 혁신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니어 보드는 올 7월 취임한 성 대표 지시로 만들어진 내부 혁신 협의체다. 만 35세 이하 직원 가운데 지원자를 중심으로 상·하반기 각 10여 명 규모로 꾸려진다. 이곳에서는 조직 문화 개선과 업무 효율화, 아이디어 발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논의 결과는 성 대표에게 직접 보고된다. 성 대표는 매달 주니어 보드 멤버들과 함께 회사 밖 공간에서 ‘티 미팅’을 하면서 개인적인 진로 상담부터 사내 제도 개선 아이디어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귀담아듣는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대화를 통해 최고경영자(CEO)와 직원 간 수평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직원들이 변화와 혁신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주니어 보드에 참여한 한 직원은 “회사가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도 진지하게 경청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조직에 대한 신뢰와 유대감이 한층 높아졌다”고 전했다.
동양생명은 앞으로도 주니어 보드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경영에 직접 제안할 수 있는 열린 소통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 편입을 계기로 조직 내 역동성을 불어넣어 경영 혁신과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라며 “주니어 보드는 젊은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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