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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전문가’로 해외 공략…삼성전자, 인도엔 R&D·북미엔 영업 [biz-플러스]

인도 반도체 연구소장 내부 승진

북미 가전 유통 베테랑 외부 영입

해외 불확실성, 현지 인재로 돌파

라제쉬 크리슈난(Rajesh Krishnan) 삼성전자 반도체 인도 연구소(SSIR) 신임 연구소장(Managing Director). 사진제공=SSIR




삼성전자가 해외 거점 공략에 속도를 낸다.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는 내부에서 성장한 현지인 연구개발(R&D) 전문가를 치열한 격전지인 북미에서는 외부에서 수혈한 유통 베테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쪽은 내부 승진으로 안정감을 다른 한쪽은 외부 영입으로 혁신을 꾀하는 인사 전략이다.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반도체 연구소(SSIR)의 신임 연구소장으로 라제쉬 크리슈난을 임명했다. 크리슈난 신임 소장은 지난 20년 이상 SSIR에 몸담으며 차세대 스토리지와 메모리 솔루션 개발을 이끌어온 내부 전문가다. 그의 리더십은 인공지능(AI) 연산의 핵심 부품인 DDR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인사는 전임자인 발라지 소우리라잔 전 소장에 이어 또다시 현지 전문가를 연구소 수장으로 발탁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인도를 글로벌 R&D의 핵심 기지로 삼으려는 삼성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인도 정부는 ‘세미콘 인디아’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30년까지 인도 반도체 시장은 1000억 달러(약 141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현지 R&D 리더십을 강화해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기술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마이클 맥더못(Michael McDermott) 삼성전자 북미법인 소비자가전 사업부문 부사장. SNS 캡처


북미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마이클 맥더못 전 뉴웰브랜드 최고경영자(CEO)를 북미법인(SEA) 소비자가전 사업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맥더못 부사장은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20년 넘게, 대형 유통업체 로스(Lowe’s)에서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지내는 등 32년간 북미 가전 유통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그의 경험은 복잡한 유통망 관리와 소비자 마케팅 전략 수립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영입은 관세 장벽과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냉장고, 세탁기 등에 사용된 철강까지 관세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 생산 거점인 멕시코에서도 관세 부과 움직임이 이는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날로 커지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미국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0.9%로 LG전자(21.1%)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 하이얼이 인수한 GE(17%)의 추격도 거세다. 근소한 차이의 시장 점유율을 뒤집기 위해선 현지 유통 채널 장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이런 움직임은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최고의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방침과도 일치한다. 이 회장은 올 3월 전체 임원을 대상으로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를 모셔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 아래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우로 포르치니를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사장)로, 글로벌 리테일 전문가인 소피아 황-주디에쉬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사업 전반에 외부 인재 수혈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본사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각 시장의 특수성을 깊이 이해하는 현지 리더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삼성의 글로벌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며 SSIR의 사례처럼 내부 인재를 육성하는 동시에, 북미 가전처럼 외부 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하는 유연한 인사 전략으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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