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개선 전망이 맞물리면서 채권 개미들의 국채 매수세가 거세지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중 국채 비중은 절반을 넘겼고 순매수액도 올 3월 이후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개인의 국채 순매수액은 1조 2871억 원으로 3월(1조 6320억 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의 전체 채권 순매수액 중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52.81%로 절반을 돌파하면서 6월 41.72%, 7월 33.13%, 8월 26.01%까지 감소하던 흐름이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한 달 만에 개인투자자의 국채 선호도가 크게 치솟은 것이다.
이달 들어 국채 거래 규모 역시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6월 14조 원대에서 7·8월 9조 원대로 줄었던 국채 일평균 거래 대금은 9월 13조 635억 원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최근 몇 달간 상대적으로 축소됐던 채권 거래가 이달 들어 다시 활기를 찾은 셈이다. 7개월 연속 국채 순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외국인도 지난달(2조 7400억 원)보다 70%가량 많은 4조 6928억 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핵심 요인이다. 국채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 기대가 선반영돼 매수세를 자극했다. 국내 국채금리도 3년물 2.4%, 10년물 2.8% 전후에서 움직이는 등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달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반기 리뷰도 편입 관련 세부 이행 일정을 점검하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은 이미 지난해 확정됐지만 일정이 지연됐고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에 걸쳐 분할 편입될 예정이다. 따라서 3~10년 구간과 30년물 국채에 수요가 집중돼 자금 유입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매수세와 외국인 투자 수요가 겹쳐 국채 시장 전반의 수급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WGBI 편입이 채권금리 인하에 일조해 국고채 수급 여건을 안정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규정상 여러 만기 국채를 일정 비중으로 편입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수요가 특히 3~10년물에 몰릴 수 있다”며 “초장기물은 이미 금리가 10년물과 역전될 정도로 초과 수요 상태라 추가 수급 유입 시 더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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