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가 지수가 이달 들어 주요 국가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과 국내 정책 기대감이 맞물려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이 구조적인 전환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5일 기준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7.00%, 코스피 수익률은 6.95%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의 대표 주가 지수 40개 중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 2일 이후 1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15일에는 34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튿날인 16일에는 장중 3450선까지 넘어서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국내 지수의 가파른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자가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6조 6281억 원, 코스닥 시장에서는 874억 원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9조 2613억 원, 1674억 원 각각 순매도했다.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국내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정부 증시 부양 의지의 상징처럼 돼 버린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을 정부가 종목당 50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데다,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실적 전망의 하향 압력이 우위에 있으나 과거 사례들만큼 그 강도가 강하지 않다”며 “결국 실적 변동에 기인한 부분보다는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향후 정책 방향성과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금리 인하 경로에 따라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저유가, 저금리의 '3저 조합'이 1986년 이후 40년 만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면서 “여기에 배당 분리 과세 등 국내 정책이 한국 증시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향후 증시 약세장(-20% 내외)을 만들 이슈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고 생각하며, 지금 봤을 땐 이를 경계해야 할 시기는 내년 하반기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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