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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엔비디아 요구 다 맞춰…삼성도 첨단공정 앞세워 연내 양산

■HBM4 주도권 경쟁 격화

SK하이닉스, 대역폭 2배 넓혀

AI 서비스 성능 최대 69% 향상

퀄 통과땐 차세대 '루빈'에 탑재

삼성, 1c D램·4나노 공정 승부수

평택 P5 재개땐 '규모 경제' 예고

SK하이닉스의 HBM4. 사진 제공=HBM4




SK하이닉스(000660)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세계 최초로 구축하며 HBM4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SK하이닉스의 HBM4는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만족하는 제품으로 양산과 동시에 납품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다만 HBM3 시장에서 한발 뒤처진 삼성전자(005930)도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최첨단 공정으로 양산에 나설 계획이어서 HBM4 선점을 둘러싼 양 사 간 경쟁은 연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구축한 HBM4 양산 체제에는 엔비디아가 요구한 빠른 속도와 높은 전력 효율성 기준이 반영됐다. 앙산 체제 구축은 엔비디아 등의 고객사가 진행하는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 바로 납품할 수 있다는 뜻이다.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 내년 말 양산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루빈’에 탑재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HBM4는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한다. 이는 반도체 표준 업체인 JEDEC가 정한 HBM4의 표준 동작 속도(8Gbps)를 훨씬 웃도는 성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원하는 가속기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HBM4의 속도를 기존 9Gps에서 10Gbps로 상향해 메모리 3사에 제시했다”며 “SK하이닉스가 가장 빠르게 양산 조건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의 대역폭을 2배로 확장해 전력 효율성을 40% 끌어올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가속기를 구동하기 위한 전력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HBM4를 통해 제한된 전력으로 연산 규모를 늘리는 해법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이전 세대보다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2배 늘린 2048개를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가 자사 HBM4를 시스템에 도입하면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 사진 제공=SK하이닉스




공정 면에서는 안정성을 내세웠다. 전 세대 제품인 HBM3E 공정을 큰 틀에서 유지하되 세부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을 썼다. HBM4에 탑재되는 D램은 HBM3E와 동일한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5세대(1b) 제품이고 패키징 기술도 ‘어드밴스드 MR-MUF(대량 칩 접합 몰딩 방식)’를 유지했다. 어드밴스드 MR-MUF는 SK하이닉스가 독자 개발한 특수 패키징 기술로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HBM3E를 독점 공급하며 쌓아온 양산 경험과 기술력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 등의 도전에 대응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자사의 장점인 공급 안정성을 내세워 엔비디아가 다른 공급사에 눈을 돌리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다. 올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HBM 패키징 수율은 72%로 삼성전자(60%)와 마이크론(47%)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HBM4 시장 초기부터 대응이 앞서는 상황으로 4분기에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HBM4에 한 단계 앞선 10나노급 6세대(1c) D램, 자사 파운드리 4나노 등 공정을 도입하며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 1c 나노 공정의 HBM4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고 연내 양산 체제 구축이 예상된다. 새로운 공정을 도입한 만큼 수율과 안정성 면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지만 이 단계를 잘 지나면 성능 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HBM4는 셀 집적도를 높여 전 세대 대비 40% 전력 효율이 개선됐고 데이터 처리 속도도 11Gbps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규모의 경제’ 전략을 펴기 위해 멈춰 있던 평택 5공장(P5) 공사도 최근 재개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전 세대부터 다수 글로벌 고객사와 협업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HBM4에서도 고객사별 개발·양산 일정에 맞춘 맞춤형 공급 체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HBM4에서는 이전 세대 대비 공급 속도를 크게 앞당겨 업계 흐름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HBM4 시장에 진입하면 SK하이닉스가 독주하던 HBM 시장점유율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도 6월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납품한 후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연내 시장 진입이 예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62%로 1위였고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 순으로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 세계 최초 ‘HBM4’ 개발 완료·양산 체제 구축 "새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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