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국과 일본의 환율 협의 소식에도 큰 변동 없이 하락 마감했다. 시장은 미일 공동 성명보다 달러 약세 흐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원 내린 1388.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 초반 1390원에 출발해 1390.9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장중 1387.2원까지 밀렸다.
이날 오전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은 환율정책에 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두 나라는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거시경제 및 환율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또 연기금 등의 해외 투자가 경쟁 목적의 환율 조정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국내 외환시장은 이를 새로운 메시지보다는 원론적 확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전날보다 0.25% 내린 97.649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달러 약세와 미국 고용지표 둔화에 따른 경기 둔화 조짐이 오히려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최대 세 차례까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국책 연구 기관의 한 관계자는 “미일 협의는 이미 예상된 수준이라 시장에 반전 요인을 제공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강조하는 외환시장 투명성은 미 재무부가 상대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반드시 실시간 공개만을 요구하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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