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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조지아 생산전략 '리셋'…하이브리드 확 늘린다

[생산비중 최대 50%로 확대 추진]

美보조금 폐지로 전기차 경쟁력↓

구금사태 등 배터리 공급도 차질

全라인 혼류생산…유연대응 강화

인기 많은 하이브리드로 현지 공략

첫 생산 차종 투싼·스포티지 유력





현대차(005380)그룹이 미국 이민 당국이 급습한 조지아주의 합작 배터리 공장 옆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계획을 전면 재조정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동화 전문 생산 거점인 서배나의 HMGMA에 붙은 배터리공장 가동의 지연이 불가피한 만큼 당초 계획보다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하이브리드차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대당 최대 7500달러를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이달 말 종료하고 북미 시장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쉽사리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HMGMA는 현재 생산량이 없는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내년부터 개시해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 3월 메타플랜트 준공 당시 30%수준으로 설정한 하이브리드차 생산 비중을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HMGMA는 이를 위해 모든 생산라인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혼류 생산 방식으로 구축하고 있다. 향후 시장 변화에 맞춰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절하려는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정책 기조와 현지 소비자 선호, 전기차 수요 둔화를 모두 고려해 하이브리드차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라며 “합작 배터리공장을 미측이 불법 체류 혐의로 급습한 것이 결정을 앞당기게 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HMGMA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려 건설 중이던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합작공장(HL-GA 배터리회사)을 지난주 급습해 합법적인 체류 근로자 등까지 317명에 달하는 한국계 근로자를 구금하면서 배터리 공장 건설은 차질이 불가피한 형국이다. 공장 신설에 필요한 핵심 인력들이 현장에서 장기간 빠지면서 메타플랜트에 공급할 전기차 배터리의 적시 공급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조지아주 공장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 건설 중인 다른 3개 공장에서도 일부 인력들이 비자 문제로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내년 초 공장을 가동한다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책이 계획보다 빨리 이달 말 폐지돼 현지 전기차 판매가 힘을 받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그간 현대차 2종(아이오닉5·아이오닉9), 기아(000270) 2종(EV6·EV9)의 전기차가 보조금 혜택을 받았는데, 이 같은 지원이 사라지면 가격 경쟁력이 추락하면서 구매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反)전기차 정책’을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임기 내 정책을 바꿀 가능성도 높지 않아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는 것이 미국 내 판매 전략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들도 이 같은 이유로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앤영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2029년에도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지난해 8.1%였던 것을 고려하면 미미한 성장세다. 언스트앤영은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앞선 예상보다 5년 더 늘어난 14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161만 대로 2023년 대비 37% 급증해 전기차 판매량(156만 대)을 처음 넘어섰다. 내연기관에 집중됐던 미국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하이브리드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과 내연기관보다 뛰어난 연비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고 보고 있다. 상반기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쓸 수 있었던 것도 하이브리드차의 역주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미국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45.3% 증가한 13만 6180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4만 4533대로 28% 감소했다.

HMGMA에서 생산할 첫 하이브리드 차량으로는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꼽힌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차종이다. 현대차는 이후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처음 적용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차량도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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