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034020)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현지 최대 규모인 테믈린 원자력발전소에 발전기 2기를 공급한다. 올 해 6월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 이은 낭보다. 체코 정부는 향후 테믈린 원전의 증설 역시 검토하고 있어 ‘팀 코리아’의 추가 수주에도 청신호를 쏘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스코다파워는 체코전력공사(CEZ)와 테믈린 원전 1·2호기에 발전기 2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3000억 원 수준이다.
이번 계약은 최근 테믈린 원전의 기존 발전기에 대한 교체 수요가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발전기 공급과 15년 간 유지·보수를 두산측이 맡는다. 발전기는 터빈 로터와 한 축으로 연결돼 터빈의 회전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체코 남부 보헤미아주에 위치한 테믈린 원전은 현재 두 기로 구성돼 운전되고 있다. 압력수형(PWR) 원전 1·2호기에 탑재된 1125㎿급 발전기 두 기는 각각 2000년대에 상업 가동을 시작해 20년 이상 운용돼 노후화됐다.
두산스코다파워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 팀을 이뤄 입찰에 참여한 국영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발전기 공급 및 교체를 맡고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스코다파워의 테믈린 원전 증기터빈 수주는 앞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를 주축으로 ‘팀코리아’가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올 해 체코에서 이룬 두 번째 성과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1000㎿급 원전 5·6호기를 짓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는 단일 건설 기준 체코 역사상 최대인 4000억 크로나(약 26조 2000억 원)에 달한다. 한국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이룬 해외 원전 수출이기도 하다.
두산스코다파워가 두코바니에 이어 테믈린 원전의 발전기를 수주하면서 한국이 향후 현지에서 추진될 원전 증설 사업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체코 정부가 공식화한 신규 원전 발주 계획에 따르면 두코바니 원전 5·6호기에 이어 테믈린 원전 3·4호기 증설이 추진될 예정이다. 지난해 양국 간 협의에 따라 체코 정부가 향후 5년 내 테믈린 원전 추가 증설을 결정할 시 우선협상권이 있는 팀코리아가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 그룹장은 “이번 수주는 지난해 두산스코다파워에 발전기 생산 기술 이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첫 성과" 라며 “국제 경쟁입찰에서 확인된 ‘팀 두산(Team Doosan)’의 원전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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