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이 국내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농심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2억 6000만 회가 넘는 시청 기록을 세운 '케데헌'에서 주인공들이 먹는 컵라면은 농심의 신라면을 연상케 하는 '동심' 라면이다. 컵라면 용기에는 '매울 신(辛)' 대신 '귀신 신(神)'이 적혀 있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밈' 열풍을 타고 해외에서 먼저 히트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농심은 이번 '케데헌'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 주가는 전날 42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케데헌과의 협업 발표 전인 지난달 19일 36만3500원에서 17.3% 올랐다.
농심은 '케데헌' 인기가 뜨거운 미국에서도 곧 협업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미주 지역 라면 가격을 10% 이상 인상한 만큼 하반기 북미 법인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나증권 심은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농심의 목표주가를 54만 원으로 제시하며, 하반기 북미 법인 실적과 신제품 '신라면 툼바 만능소스'의 월마트 등 대형 유통 채널 입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인공들이 컵라면과 함께 김밥을 먹는 장면이 나오면서 '냉동김밥'도 새로운 수혜주로 떠올랐다. 중국에 냉동김밥을 수출하고 있는 풀무원은 2분기 중국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주가도 18%가량 올랐다. 국내 최초로 중국에 냉동김밥을 진출시킨 우양 역시 주가가 50% 가까이 폭등하는 등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다른 식품 기업들도 인기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케데헌' 속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의 노래 '소다팝'을 모티브로 한 케이크를 비롯해 다양한 협업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콘텐츠와의 협업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 소비자들에게 K-푸드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이와 같은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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