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를 앞둔 이그룹(옛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 이화전기와 이트론이 정리매매 첫날 90% 안팎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화전기는 전일 89.54% 내린 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트론도 94.83% 급락한 1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정리매매 첫날부터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됐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이화전기와 이트론, 이아이디 등 이그룹 계열 3곳에 대한 상장폐지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올해 2월 14일 상장폐지를 의결하고 정리매매를 진행하려 했으나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일정을 보류해왔다.
이에 따라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이아이디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정리매매가 이뤄진다. 정리매매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폐지 종목에 대해 7~10 영업일간 마지막 매매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다. 이 기간에는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으며, 결제일 등 거래 방식은 일반 매매와 동일하다. 사실상 주주 보호를 위한 ‘최종 청산 과정’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최종 상장폐지일은 이화전기와 이트론이 10일, 이아이디는 11일이다.
막대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주요 포털 종목토론방과 피해자 단체 채팅방에는 손실 규모를 공유하며 대책을 묻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회사의 실적은 견조했음에도 사주의 비위행위로 주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집단 소송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매매는 본래 기존 주주의 출구 장치지만, 시장에서는 투기판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국내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 셀리버리는 올해 상장폐지 직전 정리매매 과정에서 단기간 주가가 수십 % 급등락하며 투기적 매매가 성행했다. 그러나 결국 상장폐지로 이어지면서 대다수 투자자들이 손실을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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