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산이 올 상반기 동안에만 5조 원 가까이 증가하며 국내 대기업 오너(총수) 중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을 포함한 국내 50대 그룹 총수 일가의 자산 가치는 33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2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이 회장의 자산 가치는 약 16조 6267억 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4조 7168억 원 증가했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보유 중인 상장 기업 주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특히 삼성물산 주가는 올 초 대비 50% 가까이 상승하며 가장 크게 기여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약 19.9%다.
이 회장 외 삼성 그룹 총수들의 자산 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자산 가치는 올 상반기에만 1조 9444억 원 증가한 6조 7394억 원을 기록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 관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 담당 사장의 자산 가치도 올 상반기 각각 1조 6982억 원, 1조 5865억 원 늘어났다. 삼성가의 자산 가치는 올 들어 총 10조 446억 원 늘었다.
이 회장 다음으로 자산 가치가 많이 증가한 총수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다. 조 회장의 2조 9964억 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1조 9873억 원 늘었다.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이후 지분 증여와 형제간 지분 맞교환 등을 거치며 자산이 불어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무상증자 효과로 보유 지분 가치가 크게 뛰며 자산이 1조 8348억 원 늘었다.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차 주가 상승도 자산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 정가현 시노코페트로케미컬 이사(1조 5392억 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 821억 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1조 697억 원), 김동관 한화 부회장(9852억 원) 등 순으로 자산이 증가했다.
자산 가치가 준 총수도 있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보유 지분의 평가액이 25.2%(약 8301억 원) 감소하며 개인 자산이 3조 2980억 원에서 2조 4680억 원으로 줄었다.
넥슨 창업자 고(故) 김정주 회장의 배우자인 유정현 엔엑스씨(NXC) 의장의 자 가치도 2000억 원 이상 줄었다. 엔엑스씨 보유분 일부 매각과 함께 주당 순자산가치가 절반 가까이 떨어진 탓이다.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삼성 일가의 계열사 보유주 주가 상승이 전체 증가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지분 증여와 비상장사 가치 상승도 주요 그룹 총수 일가의 자산 확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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