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미·남북미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현실적으로 기대를 높게 잡지 않는 게 오히려 건설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 실장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은 북한이 우리는 물론 미국과 대화도 하려는 의지를 내비치지 않는 상황이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 굉장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우리가 너무 기대치를 높여 얘기하는 것이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며 “그냥 담담하게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낮다고 봐야 한다”고 관측했다.
위 실장의 이런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른바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발언을 하면서 주목 받은 가운데 섣불리 기대를 키우기보다는 차분히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김 위원장이 다음 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꽤 주목을 요하는 상황 진전”이라며 “거기서 북중 정상회담도, 북러 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포맷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포맷이 북중러 3자 회담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는 “3자의 경우 가능성이 높은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한미일 협력에 맞선 북중러 밀착이 강화될 가능성에는 “그렇게 되면 (국가) 그룹별 분열선이 심화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협상 결과를 담은 문서가 채택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문서는 안보·경제·통상·투자 등을 다 망라하는데 일부 분야가 (협상 진전이) 느린 점이 있다”며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상세히 규정하느냐 하는 것으로 상세히 규정하려면 부처나 국회와 협의가 필요할 수도 있고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500억 달러 투자의 구체적 구성에 대해선 협의가 진행 중이고 농축산물에 대해서도 “미국이 (개방 요구를) 제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며 대처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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