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 육성을 위해 2018년 도입된 코스닥벤처펀드가 올 들어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자금 흐름은 되레 거꾸로 가고 있다. 꾸준한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제도 불확실성과 규제 변경으로 인해 설정액이 급감했다.
28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벤펀드 전체 18개 상품의 올 평균 수익률은 22.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16.76%)와 전체 공모주펀드(6.08%)의 수익률을 한참 웃도는 수치다. 코벤펀드는 자금의 절반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하는 공모주펀드로 투자금(최대 3000만 원)의 10%를 소득공제해주는 상품이다. 최근 일주일(2.26%), 1개월(2.23%), 3개월(10.50%) 등 단기적으로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자금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추세다. 이날 기준 코벤펀드의 설정액은 2616억 원으로 연초(3314억 원)에 비해 21.06% 쪼그라들었다. 2023년부터 매년 20~30%씩 유출된 흐름이 올 들어서도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코벤펀드는 2018년 도입 당시부터 일몰제로 운영돼왔다. 세제 혜택과 공모주 우선 배정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매년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 보유 동력이 약했다. 2023년에는 공모주 우선 배정 비율이 기존 30%에서 25%로 낮아지면서 투자자 매력을 더욱 떨어뜨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선 배정 혜택 자체도 올해 말에 적용이 종료되기 때문에 하반기 일몰 여부가 시장 흐름에 있어서 관건으로 지목된다.
모험자본 공급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보완책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통해 벤처투자조합·코벤펀드·벤처기업 등에 대한 출자·투자 소득공제 적용 기한을 3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해마다 연장을 반복해 불확실성이 컸지만 이번에는 한꺼번에 3년을 늘리면서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도 일몰제 해소가 코벤펀드 부활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펀드의 혜택이 매년 연장되는 구조라 투자자들의 불안이 남을 수밖에 없고 상시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벤펀드 가입에 있어서 투자자들의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세제 혜택”이라며 “올해 코스닥 회복세에 이어 제도 안정감이 더해진다면 펀드 자금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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