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AI)에 대해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필립스코리아는 27일 서울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헬스케어 AI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 격차’를 주제로 한 ‘미래건강지수 2025 한국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6개국 1926명의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과 1만 61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우리나라는 의료진 100명, 환자 100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의료진의 86%는 AI가 환자 치료 결과를 개선할 것으로 답변했지만, 환자의 긍정 응답 비율은 60%에 그쳤다. 환자 개인에 대한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 능력도 의료진은 92%가 가능하다고 봤지만, 환자들은 71%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AI가 환자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도 의료진과 환자 간 시각이 엇갈렸다. 의료진은 AI를 통해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92%), 대기 시간을 감소할 수 있다(91%)고 답했다. 또 조기 개입으로 생명을 살리고(90%), 급성·응급 의료 처치를 줄이며(86%), 병원 입원율 감소(84%)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환자는 AI가 의료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라는 응답이 10명 중 6명으로 의료진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오히려 AI가 도입되면 의사와 대면 시간이 줄어들 것(46%)이라는 우려가 가장 컸다.
필립스코리아는 헬스케어 AI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이해관계자 참여 △전문가 대상 체계적 AI 교육 △임상 환경에서의 일관된 성능 △명확한 의료 AI 가이드라인 △의료 생태계에 부합하는 보상 모델 등이 5가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은경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은 "AI 도입의 성공 여부는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 구축에 달렸다"며 "검증된 사례와 명확한 근거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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