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과의 첫 만남을 하루 앞둔 27일 5대 은행장들이 머리를 맞댔다. 생산적 금융 전환, 상생 금융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은행장들은 업권 현안과 역할을 두고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조찬 모임을 가졌다.
오는 28일 이 원장과 은행장들의 상견례를 하루 앞두고 성사된 만남에 업계에선 ‘대책회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부동산담보대출비율(LTV) 담합 의혹, 가계부채 관리 등 은행권과 금융 당국 사이에는 예민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은행장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례적으로 열리는 모임으로, 이 원장과의 간담회 만남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이 원장님이 무슨 말을 하실지 아직 모르는데, 대책(회의) 그런 게 아니다”며 “원래 은행장들과 저녁을 먹으려고 하다가 한·베트남 정상회의 일정 때문에 이날 모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면에 ELS 과징금, 교육세 인상 등 현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전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고도 했다. 강 행장은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의도된 것(만남)이 아니다”며 “첫 자리다. (ELS 과징금 등을) 이야기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소통 기조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경청을 강조한 이 원장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정책이 잘못되면 결국 피해를 입는 건 소비자”라며 “(그런 맥락에서) 충분히 들으시겠다고 하시는 것이 아니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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