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글로벌 1위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에 고순도 게르마늄을 공급한다. 고려아연은 1400억 원을 투자해 온산제련소에 게르마늄 공장을 지은 뒤 2028년부터 록히드마틴에 게르마늄을 공급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25일(현지 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글로벌부문 사장 등이 참석했다.
양 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민간 차원에서 탈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본격화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공급망 협력의 성공적 사례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고려아연은 중국·북한·러시아·이란 외 국가에서 제련한 게르마늄을 록히드마틴에 공급하고 록히드마틴은 이를 구매하는 오프테이크(생산물 우선 확보권)를 확보한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적외선 감지기 등 방위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인공위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전지판 등 우주산업에도 활용된다. 고성능 반도체 소자와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광섬유 케이블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널리 쓰인다.
현재 세계 최대 게르마늄 생산국은 중국이다. KOTR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 140톤의 68%가 중국산이다. 핵심광물 수출통제 등 자원무기화 추세가 심화하고 특정 국가의 자원생산 편중 문제가 불거지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국제적 해결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게르마늄 생산을 본격화하기 위해 1400억 원을 투자해 온산제련소에 게르마늄 공장을 새로 짓는다.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가기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는 정부와 민간 모두에게 국익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과제”라며 “록히드마틴과 MOU 체결을 계기로 한미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지는 한편 경제안보 차원의 민간협력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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