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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민심 외면 자초하는 국민의힘

김병훈 정치부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오승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직전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국민의힘은 크게 고무됐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냉큼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피의 정치 보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주진우 의원도 “특검이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고 미국통 한덕수 총리까지 구속하려는 것은 ‘숙청’으로 비쳤을 것”이라고 넘겨짚었다. 나경원 의원은 “독재적 국정 운영, 내란 몰이, 사법 시스템의 파괴, 야당에 대한 정치 보복, 언론에 대한 전방위적 장악이 결국 미국의 눈에 ‘숙청’과 ‘혁명’처럼 비치고 있는 것”이라고 속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처우 문제와 이 대통령의 정치 보복 논란이 언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는 극우 세력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해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호들갑은 회담이 시작되자 금세 실망으로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청·혁명’ 언급은 윤 전 대통령 구속이나 정치 보복, 부정선거 등을 지적한 게 아니라 한국 내 교회와 미군기지 압수수색에 대한 우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특검이 사실 조사를 진행 중으로 미군기지를 압수수색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심지어 이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웠다.



한밤의 해프닝으로 국민의힘의 속내만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외국 정상에 국내 정치 개입을 바라는 듯한 모습에서는 처량함마저 느껴졌다.

이런 가운데 초강성 반탄파인 장동혁 신임 대표가 선출됐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면회를 예고하면서 극우 성향 유튜버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 전 장관의 말을 빌리면 국민의힘은 한국 사회에서 고립될 상황임에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면 민심의 외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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