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 아니냐. 우리는 그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SNS 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돌출 발언'을 올린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는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자리에서도 "지난 며칠간 한국 정부가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우리 군 기지에서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특유의 거친 '압박술'을 보인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정상회담 직후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회담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와 관련한 대화를 직접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올린 SNS 글과 관련된 질문에 "교회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사실이라면 유감"이라며 이 대통령의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시는 것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극복된 지 얼마 안 된 상태고 그 내란 상황에 대해 국회가 주도하는, 국회가 임명하는 특검에 의해 사실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의 통제 아래 있지는 않지만, 대한민국 검찰이 하는 일은 '팩트 체크'로,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게 아니고 그 부대 안의 한국군이 (비상계엄 당시)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나를 확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이 대통령의 통역 담당인 조영민 대통령실 행정관이 ‘국회로부터 임명받은 특검’이라고 얘기하던 도중 끼어들어 “혹시 그 특검이 정신 이상자(deranged) 잭 스미스 아니냐” “미국에서 데려간 것 아니냐” “그는 병든 사람(sick individual)”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트럼프 오른편에 배석해 있던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큰 웃음을 지었고 우리 측에 앉아있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 압수수색에 관한 소문이 있었는데 오해였다, 저는 그 조사(study)가 잘 마무리되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잭 스미스'는 바이든 정부에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및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유출 사건’ 등을 조사해 2023년 트럼프를 기소했던 인물이다. 잭 스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자 공소를 철회했고,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자진 사임했다. 이후 미 정부 특별감찰관실(OSC)은 선거 개입 혐의로 그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트럼프는 "그저 농담이었다"라고 웃어 넘겼지만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상당히 신경이 쓰일만한 발언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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