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약 36조 원)를 투자한다.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210억 달러 투자 규모에서 50억 달러가 추가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확대해 모빌리티를 비롯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투자의 핵심 분야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 미래산업이다.
특히 로봇 분야는 새롭게 추가된 50억 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을 미국 내 로봇 생산의 허브로 자리매김시켜 향후 확대될 로봇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로봇은 물론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 모셔널 등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의 사업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는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저탄소 고품질의 강판을 생산해 자동차 등 미국 핵심 전략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루이지아나 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내에서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게 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자동차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지난해 70만 대였던 미국 완성차 생산능력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전기차,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차 등 다양한 차종 라인업을 구축해 미국 소비자의 니즈에 더 신속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경제 협력이 더 확대되고, 양국의 경제 활성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모빌리티 혁신 허브로 삼은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 2024년 20조4000억원 대비 19%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연구개발(R&D) 투자 11조5000억 원, 경상투자 12조 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특히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올해 하반기 기아(000270) 화성 EVO 플랜트를 완공하고 고객 맞춤형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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