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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김범석 사이에 무슨 일이…소프트뱅크, 쿠팡 지분 매각 속도 높인다

쿠팡 주가 상승 속 차익 실현

노란봉투법·플랫폼 규제 등 정책 리스크 반영

김범석 의장 경영권은 흔들림 없어

기관투자자 입김 확대에 국내 투자 줄어들 우려





소프트뱅크가 올해 들어 뉴욕 증시에서 쿠팡 지분을 대규모로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 자금을 집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고점을 찍은 쿠팡에서 일부 투자금을 회수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국 내 정책 리스크 확대 역시 매각 배경으로 꼽힌다.

2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쿠팡 주식 2000만 주를 주당 28달러에 처분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주, 약 16억 1600만 달러(한화 약 2조 2100억 원)를 매도한 셈이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2023년과 2024년 두 해 동안 팔아치운 물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IPO 직후 37%였던 지분율은 불과 4년 만에 17% 수준까지 줄었다.

이번 매각은 소프트뱅크가 AI와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전환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소프트뱅크는 2월 오픈AI와 함께 최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고, 오픈AI에 400억 달러를 추가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텔 지분 2%를 확보하며 반도체 투자에도 속도를 냈다.

쿠팡의 주요 사업 무대인 한국 내 정책 환경 변화도 변수다. 지난 24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크게 확장해 물류 인력이 많은 쿠팡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거래법 제정 논의도 쿠팡에게는 규제 압력으로 다가온다. 주가가 지난달 52주 최고가인 31.65달러까지 치솟은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차익 실현에 나선 셈이다. 올해 들어 쿠팡 주가는 30% 넘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국내에서 추가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지적한다. 이종우 아주대 교수는 “쿠팡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네이버 등 경쟁사가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노동 문제와 플랫폼 규제가 강화될 경우 비용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의 경영권은 안정적이다. 김 의장은 차등의결권을 통해 소수 지분만으로도 70%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소프트뱅크의 영향력이 줄고, 기관투자자의 지분 확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헤지펀드 거물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이끄는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는 최근 쿠팡 비중을 5.16%에서 6.67%로 늘렸고, 찰스 슈왑도 114만 주를 보유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기관투자자의 비중 확대는 배당 압박과 주가 관리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쿠팡은 5월 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의 매도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대형 기관투자자가 늘어날수록 쿠팡은 성장성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 지분 매각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사진 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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