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임상현장 반영한 의료기기 개발…‘의사 창업’ 회사 뜬다

이모코그 '경도인지장애 치료기기'

식약처 허가 이어 유럽 공략 박차

파인메딕스는 내시경기구 국산화

딥슨바이오 '치매 치료용 기기'도

FDA DB 등록 등 美 판매길 열려





의사들이 창업한 의료기기 회사들이 차별화된 기술로 의료진과 환자의 편의성을 높여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 느낀 불편함을 잘 아는 의사 출신 대표들이 혁신적 의료기기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치료기기 업체 이모코그의 '코그테라'는 최근 보건복지부 혁신의료기술 고시가 완료돼 다음 달 병의원에서 비급여 처방을 앞두고 있다. 코그테라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능력 악화를 늦추는 디지털치료기기다. 제35호 혁신의료기기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치료를 위한 디지털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현직 서울의대 의료기기산업학과·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이준영 대표가 있다. 그는 환자들이 치매 검사를 받기 위해 몇 개월 이상 대기하고, 치료를 받기 위해 멀리서 병원을 오가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모바일 앱 형태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꼭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이모코그 ‘기억콕콕’으로 5분 안에 인지 상태를 검사하고 ‘코그테라’를 통해 기억력·언어능력 등을 자극하는 맞춤형 인지훈련을 할 수 있다.

회사는 현재 독일 지사를 교두보 삼아 유럽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그테라는 2022년 유럽의료기기 인증(CE-MDR)을 받았다. 이모코그 관계자는 “현재 독일 시장 보험 등재를 위한 임상시험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소화기 내시경 시술 기구 업체 파인메딕스(387570)도 의사인 전성우 칠곡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대표로 이끌고 있다. 전 대표는 의료 현장에서 내시경 시술기구의 불편함을 느끼고 창업을 결심했다. 회사는 내시경용 절개도(나이프), 용종 제거 기구(스네어) 등 내시경 시술 전반에 필요한 기구들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올림푸스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파인메딕스는 국내 기업 최초로 내시경 기구 국산화에 성공했다. 5월 미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내시경 지혈 기구 '클리어 헤모글라스퍼'가 대표적이다. 이 기구는 소화기 장기에 출혈이 발생했을 때 고주파 전류로 노출된 혈관 부위를 응고시키는 지혈 기구로 물리적 지혈이나 지혈제를 분사 도포하는 기존 방식에서 진화했다. 또 다른 제품인 ‘클리이컷 나이프’ 역시 내시경 시술 시 기구 교체 없이 두 가지 시술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해 의사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회사가 FDA 허가를 받은 제품은 11개로 프랑스·일본·러시아 등 총 51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참여는 파인메딕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 의료진 피드백을 제품 개발에 신속하게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편의성을 높이고 환자에게는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도록 해 현장과 산업의 간극을 좁히고 있다”고 전했다.

의학과 공학을 융합해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의공학 전공을 살려 창업하기도 한다. 이동혁 가천의대 의공학과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딥슨바이오는 최근 치매 치료용 초음파 의료기기 ‘뉴클레어’를 FDA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했다. 이번에 받은 인증은 1등급으로 시판 전 허가(510K) 대상에 면제돼 미국 내 판매가 가능하다. 뉴클레어는 기존 치매 치료 방식과 다른 접근법을 택해 차별화를 꾀했다. 기존 고강도 집속형 초음파(HIFU)나 경두개 자기 자극(TMS)과 달리 안전성이 높은 저강도 초음파를 사용해 비침습적으로 뇌의 노폐물을 배출한다. 또 기존 치매 치료가 뇌혈관장벽(BBB)에 침투하는 데 집중한 반면 뉴클레어는 뇌척수액 유동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국은 의료환경에서 불편함을 느낀 의사들이 직접 창업해 연구개발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에서는 이런 사례가 드물다”며 “의사 출신 대표들의 활약이 글로벌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