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연간 150조 원 규모의 유럽 가전 시장을 겨냥해 인공지능(AI)과 생활 맞춤형 기능으로 무장한 냉장고와 세탁기 신제품 25종을 출시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급변하는 대외 여건에 대응해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는 유럽 시장에 전략 제품을 쏟아내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유럽 가전 시장에서 현지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글로벌 가전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다음 달 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신제품 25종을 공개한다고 19일 밝혔다.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다. 올해는 ‘미래를 상상하다’를 주제로 전 세계 약 1800개 기업이 참가한다.
LG전자는 IFA에서 선보일 신제품을 유럽의 주거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만들었다. 유럽에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LG전자는 가전 구조부터 새롭게 설계했고 AI 기술에 모터·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 기술을 결합한 ‘AI 코어테크’도 한층 강화했다.
LG전자는 이번에 공개할 가전 신제품에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적용한 데 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도 달성했다. LG전자는 2021년 유럽 최초로 에너지 효율 A등급을 받은 ‘LG 시그니처 히트펌프 워시콤보’로 시장 1위에 오르며 저전력 가전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LG전자가 IFA에 내놓는 냉장고는 ‘바텀 프리저(상냉장·하냉동 냉장고)’와 ‘프렌치 도어(상단 양문형 냉장실·하단 서랍형 냉동고)’ 등이다. 이 제품들은 단열을 강화하고 사용 패턴에 맞춰 컴프레서도 유기적으로 가동되는 방식으로 전력 소모를 줄였다. 또 고효율 ‘워시콤보’ 세탁기 신제품도 공개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들 제품은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 기준을 크게 웃도는 성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과 내부 구조도 좁은 유럽 가옥 구조를 고려해 현지 맞춤형으로 설계했다. 냉장고 신제품에는 LG전자의 ‘제로 클리어런스 힌지’가 적용됐다. 도어를 본체 안쪽으로 회전시키는 기능으로 냉장고를 벽이나 가구장에 밀착해 설치해도 문을 여닫을 수 있다. 프렌치 도어 제품은 폭을 유지하는 대신 높이를 유럽 사람들의 평균 키를 고려해 기존보다 80㎜가량 키웠다.
LG전자는 현지 가정 방문 조사와 AI 기반 데이터 분석으로 내부 구조 설계부터 바꿨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유럽 고객의 코스 사용 패턴이 다른 지역보다 다양한 특성을 반영해 제어부가 액정디스플레이(LCD)로 구성된 라인업을 늘렸다. 또 주방과 욕실·드레스룸 등 다양한 공간에 세탁 가전을 설치하는 유럽 주거 특성을 반영해 빌트인 스타일 디자인도 갖췄다
이에 더해 LG전자는 유럽 고객의 가전 사용경험을 위한 맞춤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와 장애인·시니어 고객을 위한 액세서리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신제품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장할 방침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상호 관세와 철강 관세로 인해 제품 원가가 뛰며 수요 둔화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유럽은 친환경과 프리미엄 가전 제품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유럽 가전 시장 규모는 150조 원에 이르고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도 4.1%에 이른다.
박희욱 LG전자 HS상품기획담당 전무는 “유럽 가전 시장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한 신제품으로 LG 가전이 전하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보이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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