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네이버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보유 특허 수도 3064건으로 전년 동기(2719건) 대비 약 1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검색 서비스 등에 AI를 확대 접목하는 한편 ‘소버린(주권)·피지컬·의료 AI’ 등에서도 기회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18일 네이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연구개발 비용은 1조 386억 원이다. 전년 동기(8988억 원) 대비 16% 늘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네이버의 연구개발 비용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속도라면 올해 연간 연구개발 비용은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AI 서비스 확대를 앞두고 투자 비용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네이버가 올해 상반기 진행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보면 상당 부분이 AI에 집중돼 있다. 네이버는 반기보고서에서 현재 자체 개발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자연어처리기술(NLP) 등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기준 네이버가 연구개발 중인 프로젝트만 152건에 달한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올해 3월 8% 수준이었던 ‘AI 브리핑’을 연내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내년에는 쇼핑·로컬·금융 등 분야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심층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AI 탭’도 신설한다. 최종적으로는 ‘통합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네이버 생태계 전반을 관통하는 통합 AI 에이전트를 선보이며 AI 시대에도 필수적인 서비스로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AI 방향성이 ‘소버린 AI’에 있는 만큼 ‘모두의 AI’를 만드는 데도 역량을 집중한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정예팀 5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네이버는 텍스트·이미지 뿐만 아니라 오디오·비디오 등의 이종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생성하는 ‘옴니모달리티’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네이버는 옴니모달리티 모델이 향후 50조 달러(약 6경 9235조 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피지컬 AI’ 구현의 근간이 될 것으로 보고 속도를 내고 있다.
AI 헬스케어 역시 네이버가 최근 연구개발을 늘리고 있는 분야다. 최근 네이버는 임상시험 플랫폼 기업인 제이앤피메디에 투자를 진행했다. 네이버 D2SF의 전체 포트폴리오 중 약 18%가 헬스케어 분야이기도 하다. 앞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7년 만의 이사회 복귀를 앞두고 첫 공식 석상으로 ‘디지털·바이오 혁신 포럼 2025’에 참석해 “AI 시대에 네이버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 끝에 여기(의료 AI)에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네이버는 의료 AI에 투자하는 건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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