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의 운영사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PPIH)가 내년에 식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 매장을 새롭게 선보인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PPIH는 전체 판매 상품의 60%를 식품으로 채우는 매장을 내년에 오픈한다. 현재 계열사인 유니가 운영하는 중소형 슈퍼마켓 ‘피아고’를 리모델링해 내년 초 1호점을 내고, 상반기까지 5개 매장을 연 뒤 2035년까지 최대 300곳을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일본 슈퍼마켓 전문 기업 라이프 코퍼레이션의 매장 수(316개, 7월 말 기준)와 같은 수준이다. PPIH는 식품 전문점을 통해 연간 6000억 엔(약 5조60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새 매장에서는 매장 내 주방에서 만든 반찬과 채소, 육류, 생선 등의 신선식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돈키호테의 강점인 화장품이나 생활용품도 선보일 예정으로, 여기서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식품을 인근 매장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통계를 보면 일본의 전국 슈퍼마켓 매출은 지난해 16조500억엔으로 최근 3년간 7% 늘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조리된 반찬을 구입해 먹는 ‘집밥’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1인 가구와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고물가에 대응해 외식 대신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PPIH의 식품 전문점 오픈은 마케팅용 데이터 확보의 목적도 있다. PPIH는 자체 전자 화폐 ‘마지카’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7월 이를 PPIH 그룹 외 소매점이나 음식점 등 전국 300만 개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룹에서 전개하는 매장 종류가 많아질수록 소비자 구매 데이터가 증가해 분석 정확도가 높아진다. 돈키호테는 주로 역사 앞이나 번화가 등 도심에 자리잡고 있으며 월 평균 1~2회 방문자가 대부분이다. 반면 식품점은 주택가 등에 출점하기 때문에 매일 방문할 수 있는 사람들을 겨냥하게 되고, 그만큼 구매 데이터가 많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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