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국내 상장 기업들이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 마감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치과용 임플란트 전문기업 덴티움(145720)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4600원(7.48%) 오른 6만 6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주환원 기대가 커지며 투자 자금이 몰렸다. 덴티움은 전날 장기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사가 보유 중인 자기주식 244만 4939주를 내년부터 2028년까지 3년에 걸쳐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종가 기준 약 1616억 원 규모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보유 중인 주식을 법적으로 소멸시키는 행위로 주가를 부양하는 데 효과가 있다.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 순이익(EPS)가 늘어나 기업 가치가 증대되기 때문이다.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나 임직원 성과금 지급 등 활용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덴티움의 결정은 강한 경영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덴티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단기적인 주가 부양 목적이 아닌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자사주 전량 소각 사례는 2018년 삼성전자(005930), 2021년 SK이노베이션(096770), 2023년 LG화학 등이 있다. 최근 사례로는 방탄소년단(BTS) 군 입대 전 주주가치 제고 의지 표명 일환으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한 하이브(352820)가 있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011200)도 전날 약 2조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가 10% 급등 마감했다. HMM은 전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2조 1432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주당 매입 단가는 2만 6200원이고 매입 물량은 8180만 1526주다.
반면 한온시스템은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유증을 감행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전날 한온시스템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555원(14.84%) 하락한 318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온시스템은 실적 발표 후 30분도 지나지 않은 오전 11시 58분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자본 확충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최우선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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