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식량안보장관회의가 환경과 인구구조 변화 등에 대응하자는 회원국 간 합의를 도출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회의장에서는 한국의 농식품과 농산업이 회원국들의 관심을 끌어 K푸드 세계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9~10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APEC 식량안보장관회의에서는 ‘APEC 장관선언문’이 채택돼 각국의 지속 가능한 농식품 시스템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선언문을 통해 21개 회원경제체는 △2030 식량안보 로드맵 중간 점검 △혁신 기술·디지털 활용 협력 △회원경제체 간 우수 사례 공유 등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해냈다.
장관선언문에는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 혁신을 통한 식량안보 위협 공동 대응, 혁신 기술 도입과 디지털 격차 해소 등 아태 지역 공통 전략이 담겼다. 우리나라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촌 활성화, 청년 농업인 지원, 식량 접근성 향상 등도 강조됐다.
특히 21개국의 농업 장관과 고위급 대표들은 ‘공동 번영을 위한 농식품 시스템의 혁신 추진’을 주제로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농식품부는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7개월간 협상을 이끌어 회원국 간 합의를 도출했다”며 “환경·인구구조 변화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농식품 시스템에 대한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K푸드의 세계적인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회의가 진행된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에는 한국의 농식품과 농산업을 합친 개념의 K푸드플러스와 농업 혁신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 운영됐다. 전시 현장에 라면·김치·인삼 등 대표 수출 품목뿐만 아니라 K스트리트푸드, 스마트팜, 자율주행 농기계 등 첨단 농업 기술이 소개되며 참가국 대표단과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K푸드 수출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중국·일본·베트남·말레이시아 등과 식량안보, 기술 협력 등의 논의를 진행했다. 베트남·말레이시아와는 K푸드플러스 수출과 디지털 농업 협력을 위한 회담을 가졌다. 이 밖에 다른 회원국들과도 인공지능(AI)·스마트팜 활용, 식량안보 전략, 정보 교류 강화 등에 관한 의견을 교류했다.
농업 외교 무대를 계기로 한 민관 협력도 두드러졌다. 한국농축산연합회·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등 농업계가 행사 기획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며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회의는 한국의 농식품 혁신 정책과 K푸드플러스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라며 “APEC을 통한 협력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 식탁을 지키는 세계와의 약속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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