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전략본부 총괄 부사장이 이끄는 ‘신사업 쇼크’가 연쇄 인수·합병(M&A)과 브랜드 런칭으로 연일 화제다. 백화점·호텔이라는 올드스쿨 영역을 벗어나 로봇 레스토랑·프리미엄 아이스크림·하이엔드 리조트까지 ‘영토 확장’ 중이다. 하지만 ‘본진’ 격인 갤러리아백화점의 뒷걸음질을 신사업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3일 삼정기업 등이 보유한 ㈜정상북한산리조트 지분 100%를 300억 원(유상증자 295억 원 포함)에 품에 안았다. 서울 북한산 자락의 프리미엄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이 한화 계열로 합류하면서, 더 플라자(특급호텔)에 이어 서울 도심 럭셔리 리조트까지 한손에 넣은 셈이다. 회사 측은 “시세 대비 2천억 원 넘게 싸게 인수해 3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이 덩치만큼 늘어날 전망”이라며 “총자산도 5조 4천억 원 수준으로 확 늘어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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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리조트 브랜드 ‘안토(ANTO)’도 베일을 벗겼다. ‘편안할 안(安)·땅 토(土)’을 조합해 ‘그 땅에서의 편안한 삶’을 내세운다. 파라스파라 서울이 ‘안토 1호점’으로 재탄생한다.
김 부사장의 ‘식음료(F&B) & 푸드테크’ 행보도 거침이 없다. 2023년 6월 미국 수제버거 ‘파이브가이즈’ 데뷔를 시작으로, 2024년 2월 미국 로봇피자 ‘스텔라피자’ 인수, 4월 로봇파스타 ‘파스타X’ 오픈, 9월 음료 전문기업 ‘퓨어플러스’ 인수까지 잇따랐다. 올해는 1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벤슨’ 론칭, 5월 로봇우동 ‘유동’ 출점, 같은 달 급식·식자재 유통 강자 아워홀딩스(지분 58.62%) 편입까지 마쳤다. 이젠 백화점→호텔→리조트→식자재 유통→F&B까지 한판에 연결한 ‘종합 네트워크’ 구도가 완성됐다.
하지만 ‘시행착오’도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김 부사장이 애지중지했던 파이브가이즈는 2년 만에 매각 결정. 2023년 13억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34억 흑자로 돌아섰지만, 고정비·확장성 논란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로봇이 요리하는 ‘파스타X’는 1년 만에, 로봇우동 ‘유동’은 한 달 만에 문을 닫았다. 스텔라피자 역시 인수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 매장 0개. 업계 관계자는 “과감한 실험은 박수받을 만하다”면서도 “검증 없이 속도만 앞세운 탓”이라고 짚었다.
남은 숙제는 ‘실적’이다. 한화갤러리아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 1269억원에 그치고, 영업적자는 49억원으로 전년(-45억원)보다 더 깊어졌다. 본진 백화점의 뒷걸음질을 메우려면 신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한다. 새로운 사업 조합이 기존 실패를 상쇄할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지가 ‘김동선표 실험’의 최종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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