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지표에서 악화 신호가 보이고 있습니다. 큰 흐름에서 달러 약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종욱 JP모건체이스은행 서울지점 금융시장운용부 부문 대표는 13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달러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관세 변수 등에 따라 금리 인하 시기를 미루고 있지만 유럽의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달러 역시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달러 약세와 별개로 원·달러 환율 추세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오 부문 대표의 분석이다. 특히 서학개미의 등장이 판을 흔들고 있다.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를 사상 최초로 넘어설 정도로 자금 유출입 규모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해외로 자산이 빠져나가거나 역류할 때 환율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서학개미들이 일본 ‘와타나베 부인(저금리 엔화를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인 투자가)’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평가도 일부에서 나온다. 오 부문 대표는 “시장에는 매 순간 돌발 변수가 터지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시장을 관찰하며 급변동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외은 지점 대표’ 입장에서는 반드시 반가운 변화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외국 금융기관 등 비거주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가 없는 제3의 은행, 즉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을 통해 원화를 환전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에 외환 트레이딩 인력을 둘 명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JP모건 싱가포르 법인도 최근 RFI 등록을 마쳤다. 오 부문 대표는 “서울지점이 다른 지점과 확인해야 하는 일들이 많고 RFI 등록 과정도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면서 “하지만 아웃바운드(한국에서 해외로 투자) 손님들이 늘어나는 건 새로운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로 인해 외은 서울지점이 본점에서 낮은 금리로 조달한 달러를 국내 시장에 풀던 전통적 역할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딜러들이 매일 전투를 벌이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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