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 확대를 위해 3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이재명 정부가 천명한 AI 3대 강국 실현 의지에 통신 업계가 화답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부-이통사 AI 투자협력 선언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과 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 김영섭 KT(030200) 대표, 이철훈 LG유플러스(032640) 부사장이 참석했다.
통신 3사는 총 3000억 원 이상의 펀드를 만들어 AI 기술·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이 2002년 조성했던 민간 모펀드인 코리아IT펀드(KIF)가 올해 1500억 원을 신규 출자해 자펀드를 결성하는 방식이다. 해당 자펀드는 전체 투자금 중 2400억 원 이상을 AI 핵심·기반기술 및 유망 AI 기업 육성 등에 중점 투자한다. 400억 원 규모의 AI반도체 전용 펀드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사업화 성과 확산을 위한 200억 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될 예정이다. 앞서 KIF를 기반으로 조성된 91개 자펀드는 지난해 말까지 총 1669개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4조7000억 원을 투자했다.
배 장관은 “이번 KIF 자펀드 결성이 AI 투자에 활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하며 정부도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민간과의 투자·협력 기반을 든든히 다져나가겠다”면서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등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나 규제 개선 등 방안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신 업계 대표들도 국내 AI 산업 투자 확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김영섭 대표는 “우리가 겪는 AI 혁신은 그간 인류가 겪지 못했던 규모와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가히 절체절명의 경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AI 강국이 되기 위해선 정부와 업계가 모두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영상 대표는 “우리 기술력에 기반한 자강과 더불어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추진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내외 AI 환경 변화에 맞춰 SK텔레콤의 AI 전략에도 세부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은 빨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AX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의 변화뿐만 아니라 SK그룹 내 제조사 등 그룹 차원에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