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 금융회사에 부과하는 교육세를 2배로 올리기로 한 것에 대해 보험 업계가 과세표준 구간 및 세율 조정 등의 보완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현재 각각 회원사 19곳과 22곳을 대상으로 교육세 인상 관련 의견을 수렴 중이다. 손보협회는 11~12일 회원사들과 대면 회의를 열어 합의안을 마련한 뒤 기획재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생보협회도 이번 주 내로 의견을 취합해 당국에 전달할 방침이다. 앞서 은행연합회가 국정기획위원회에 교육세 폐지를 요청한 데 이어 보험 업계도 당국에 부담 완화를 건의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까지 마련된 초안에는 과표구간 및 세율을 조정하는 방안과 수익 종류별로 차등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서 내년부터 수익 1조 원 이상 금융·보험사에 적용하는 교육세율을 현행 0.5%에서 1.0%로 높이기로 했다. 교육세가 도입된 1981년 이후 45년 만의 첫 인상이다. 정부안대로라면 현재 상위 5개 손보사가 부담하던 교육세는 약 2000억 원에서 4000억 원, 상위 6개 생보사의 교육세는 1500억 원에서 30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손보 업계에서는 과표구간을 추가해 1.0%보다는 낮은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 1조 원 이상인 손보사는 지난해 기준 약 10곳인데 이 중 대부분인 8~9곳이 ‘1조~10조 원’ 구간에 해당한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내용인 만큼 업계 의견 반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생 금융 확대에 세금 부담까지 갑자기 가중된 측면이 있어 조금이라도 부담 완화 방안을 모색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해왔다면서 대형 금융사들을 줄곧 비판해온 점을 고려하면 원안 수정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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