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계에서 속옷을 겉옷처럼 입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몸을 가리는 기능에 충실했던 속옷이 이제는 자신을 표현하는 주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5일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여성 속옷 브랜드 에블린의 홈웨어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배 증가했다. 레이스와 프릴, 플라워 모티브 등 디테일이 적용된 가디건, 티셔츠, 반바지 등은 속옷과 겉옷의 경계를 허무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너웨어를 밖으로 내놓는 방식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브래지어를 패션 액세서리처럼 활용해 슬리브리스 톱이나 튜브톱 위에 레이어링하는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으며 많은 브랜드들이 이에 맞춰 다양한 형태와 색상의 브라톱을 출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켄달 제너, 벨라 하디드 등 유명 셀럽들이 남성용 트렁크 팬티를 오버사이즈 셔츠와 매치하는 과감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트렁크 팬티는 여성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되며 미우미우, 로에베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도 런웨이에서 복서 쇼츠를 활용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바지를 허리선 아래로 내려 입어 속옷 밴드를 드러내는 '새깅 패션' 역시 다시 유행하고 있다. 한때 저스틴 비버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이 스타일은 남녀 연예인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속옷을 기능적인 역할이 아닌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는 편안함을 추구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현대 소비자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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