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발생한 유심(USIM) 해킹 사태 여파로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모바일 이동통신 이용자가 약 75만 명 이탈한 탓이다. SK텔레콤은 현재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각종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마케팅 비용 발생에 따른 실적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390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9%, 37.0% 하락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76.2% 감소한 832억 원을 기록했다.
4월 해킹사태 이후 유심을 무상 교체하고, 신규 가입 중단에 따른 대리점 손실보상을 진행하면서 약 250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결과다. 여기에 3월 말 대비 6월 말 가입자가 75만 명 가까이 감소하면서 이동통신 매출도 387억 원 가량 줄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심 교체 비용은 회계 원칙에 따라 모든 고객이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 이론상 전체 비용을 2분기에 일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연결 매출 17조8000억 원에서 17조 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SK텔레콤 측은 “3분기에는 재무적으로 영향이 큰 통신 요금 50% 할인이 예정돼 있어 2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인공지능(AI)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의 가동률이 상승해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08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기업용 AI를 만들어 판매하는 AIX 사업 부문도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판매에 힘이버 15.3% 성장한 4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SK텔레콤의 AI 관련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했다.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닷’ 등 신사업 확대에 사활을 건다는 계획이다. 에이닷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출시한 에이닷 노트와 브리핑 베타 서비스는 1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80만명을 기록했다. 울산에 건립 예정인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2027년 가동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지역 전기 사업자인 SK멀티유틸리티로부터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다른 데이터센터보다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다”며 “2030년까지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총 300㎿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며,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올라가면 2030년 이후 연간 1조 원 수준의 매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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