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사람의 몸과 닮았다. 따뜻한 피가 온몸을 돌아야 건강이 유지되듯 소비가 원활히 흘러야 시장도 숨을 쉴 수 있다. 특히 경기 전반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소비는 경기를 다시 살리는 산소호흡기가 된다.
지난달 21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그리고 약 2주가 지난 지금 소비쿠폰은 멈춰 있던 경기 흐름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으며 민생 회복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7월 31일 기준 국민의 90.8%인 4596만 명이 신청해 총 8조 3000억 원 규모의 소비쿠폰이 발급됐다. 특히 첫 주에는 지급 대상자의 78.4%인 약 3967만 명이 신청했다. 코로나19 시기 같은 기간 68.2%가 국민지원금을 신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소비쿠폰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는 뜨거웠다.
정책 효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전월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또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는 소상공인의 81%가 소비쿠폰이 내수 활성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해 소비쿠폰 지급을 계기로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현장에서도 생생한 변화가 전해진다. 지역 소상공인들을 만나면 “소비쿠폰 덕분에 한산했던 골목에 다시 손님이 붐빈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가족끼리 외식을 더 자주 하게 됐다” “오랜만에 미용실을 다녀왔다”고 밝히는 등 일상 곳곳에서 소비쿠폰 효과가 체감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쿠폰은 온라인에 쏠렸던 소비 흐름을 오프라인 현장으로 전환시키며 지역 골목상권에 직접적인 온기를 전하고 있다. 소비 여력이 보강되면서 평소보다 지갑을 한 번 더 여는 추가 소비도 늘고 있다. 배달로 해결하던 끼니를 동네 식당에 직접 들러 식사하고,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가게를 한번 들러보는 등 지역 상권에 자연스러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사람과 가게를 다시 연결하고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어 지역공동체 회복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소비쿠폰이 온전히 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소비쿠폰 사용이 ‘가치소비’로 이어져야 한다.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를 고려하면 담배나 외산 고가 제품 구매는 최대한 자제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가치소비’에 동참할 때 소비쿠폰은 지역을 살리고 공동체를 다시 일으키는 진정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소비쿠폰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드는 경기회복의 첫걸음이다. 다시 살아나는 골목상권, 활기를 되찾은 일상의 시작점에 소비쿠폰이 있다. 정부는 소비쿠폰이 단기간의 ‘깜짝 효과’에 그치지 않도록 추가적인 소비 진작 대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급된 소비쿠폰이 신속히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용처 홍보 및 안내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소비쿠폰의 1차 지급은 9월 12일까지다. 신청은 온라인으로 하거나 가까운 주민센터, 은행 영업점에 방문해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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